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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나는 잘 못 그려요”… 연필 위에 담아낸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

내 용 : 동해시 한글교실 학습자 창의적 체험활동 성과 작품전시 개최

 

[인천광역신문] 박진 기자 | 동해시는 연필뮤지엄과 함께 성인문해교육 학습자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성과를 담은 작품전시회 '나는 잘 못 그려요'를 1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발한동 연필뮤지엄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글자를 배우는 시간을 넘어,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전시는 동해시와 박정섭 지역작가가 공동 주최했으며, 동해시평생학습관에서 운영 중인 8개 한글교실 학습자 70여 명이 참여했다.

 

전시의 바탕이 된 ‘창의적 체험활동 작가 만남’ 프로그램은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됐으며, 출판기념회로 마무리되는 등 지속적인 학습과 창작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평생 마음속에 간직해 온 기억과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갔다.

 

서툰 손글씨와 조심스러운 선 안에는 각자의 삶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글교실 학습자들의 평균 연령은 73세로, 최고령인 84세 어르신 역시 매 수업 빠짐없이 참여하며 배움에 대한 깊은 열의를 보여주었다.

 

“나는 잘 못 그려요”라는 전시 제목은 어르신들의 겸손한 말에서 비롯됐지만, 작품 하나하나에는 누구보다 진솔하고 단단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시장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써 내려간 이야기와 그림을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들이 전시되며, 수업 과정과 학습의 순간들을 담은 영상 자료도 함께 공개된다.

 

관람객들은 글자를 배우는 시간이 곧 삶을 기록하고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으로 확장되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김은서 평생학습과장은 “이번 전시는 학습의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를 넘어, 어르신들이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긍심을 키워가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라며, “앞으로도 평생학습에서 소외된 계층이 배움을 통해 삶과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해시는 평생학습 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시민 주도의 학습 공동체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초문해교실을 비롯해 디지털문해교실, 생활문해교실–어르신 방과후 교실 등 다양한 성인문해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연필을 쥔 어르신들의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배움이 나이를 넘어 삶을 다시 써 내려갈 수 있음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전하고 있다.


[뉴스출처 : 강원도동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