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광역신문] 박진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제지업계의 숙원 과제인 중성사이즈제(AKD, Alkyl Ketene Dimer) 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경상국립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재료과학과 김철환 교수 연구팀은 케이엔에스케미칼(주)(대표 신경식), 에스엘팩연구소(대표 김범진)와의 공동연구로 내첨 AKD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우수한 내수성과 발수 성능을 구현하는 ‘표면 발수제 개발 및 발수 처리 기술’을 선보였다.
AKD, 상당량이 백수로 유출되어 공정 부하 가중
현재 대부분의 제지 공정에서는 종이 내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AKD를 지료 내에 직접 투입(내첨)하지만, 공정 조건에 따라 AKD 보류율이 대략 50% 내외로, 투입량의 상당 부분이 종이에 정착되지 못하고 백수로 유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미보류된 AKD는 공정수 내에서 가수분해되어 케텐기(ketene group)가 사라지면서 발수 기능을 상실하고 지방산 케톤(fatty acid ketone)으로 전환된다.
이 가수분해 산물은 소수성이 강한 왁스 형태로 응집되어 종이 표면에 왁스 스폿(waxy spots)과 같은 결점을 유발하고, 펠트, 롤러, 와이어, 배관, 필터 등 설비 표면에 침착되어 공정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백수 내 축적된 AKD 잔류물은 폐수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을 증가시켜 폐수 처리 부담을 가중시키며, 공정수 재순환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김철환 교수는 “보류와 반응 효율이 낮은 상태에서 투입량만 늘리는 방식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고, 공정수 오염과 설비 문제를 키울 수 있다”며 “습부(wet-end) 중심 내수 처리의 한계를 넘어 공정 후단의 표면 제어 기술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표면 처리는 내첨과 달리 종이 전체가 아닌 표면에만 집중되므로, 적은 양으로도 높은 효과를 내어 일반적으로 화학 약품 효율이 더 높다.”라고 강조했다.
‘지료에는 최소화, 표면에는 정밀하게’ 새 발수 전략
연구팀과 케이엔에스케미칼, 에스엘팩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기술은 원지에 투입하는 AKD를 공정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종이 표면에 발수제를 단독 혹은 전분과 혼합해 도포하는 ‘표면 발수 처리(surface hydrophobization)’ 방식이다.
이미 형성된 종이 시트 표면에 전분과 발수제가 포함된 사이즈액을 공급함으로써, 표면 에너지와 발수 성능을 정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규 표면발수제 개발을 주도한 케이엔에스케미칼 신경식 대표는 “이번 기술의 최대 강점은 현장의 기존 표면사이징 설비를 활용하면 발수 성분이 인쇄용지 및 종이 기반 포장재 표면에 균일한 보호층을 형성해 물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표면 강도와 인쇄 적성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제로 내첨 AKD 0.1%만 적용했을 때 접촉각이 약 65° 수준인 반면, 동일 조건에서 표면 발수 처리를 병행하면 접촉각이 약 108°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내첨 AKD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공정 안정성 확보와 고기능성 패키징 시장 선점
이번 기술은 공정 내 AKD 축적과 그로 인한 침착·장해를 줄여 설비 세정 주기와 비용을 완화하고, 백수 품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종이 표면 에너지를 조절함으로써 물방울은 튕겨내면서도 점착제나 코팅제와의 결합력은 용도에 맞게 설계할 수 있어, 미끄럼 방지와 내용물 보호가 동시에 필요한 화장품·식품 등 고부가가치 패키징에서 높은 경쟁력을 제공한다.
에스엘팩연구소 김범진 대표는 “종이 기반 포장재 생산 현장에서 요구하는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분산형 발수제를 기반으로 한 발수처리기술을 개발했다.”라며 “내첨 사이즈제의 비효율적 낭비를 줄이고 화학약품 사용 효율과 공정 제어 편의성을 높인 것이 이번 기술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산·학·연 협력으로 친환경·경제성·공정 안정성 동시 확보
이번 성과는 대학의 이론적 연구와 화학·공정 최적화 노하우, 그리고 패키징 응용 기술이 결합된 산·학·연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인쇄용지부터 산업용지, 친환경 패키징까지 제지업계가 ‘넣지 말고 바르자’는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라며, “국내외 제지 현장에 해당 기술을 순차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분야 열쇳말
친환경 발수 종이, 표면 사이징, 중성사이즈제(AKD) 저감, 수분산형 발수제,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 미끄럼 방지 패키징, 공정수 오염 저감, 제지 공정 혁신
[뉴스출처 : 경상국립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