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광역신문] 박진 기자 | 경인고속도로가 상습적인 정체와 10년 넘게 진행되는 주변 공사로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도로공사가 거둬들인 통행료 수입은 46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은 462억원으로 2016년(430억원) 이후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2016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집계된 통행료 누적액만 해도 약 4,356억원에 달한다.
도로 정체가 심화될수록 도로공사의 수익은 정비례하며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폭증하는 통행량 덕에 도공의 ‘곳간’은 가득 찼지만, 정작 통행료를 내는 인천시민들의 교통권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셈이다.
이에 허 의원은 경인고속도로 서비스 개선과 요금 체계의 ‘지역 간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포‧부천에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서운 분기점(JC)을 통해 진‧출입하는 차량은 별도의 통행료 없이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반면, 미추홀구·동구‧중구‧서구 등 인천 기점에서 진입해 서울로 향하는 인천시민들만 통행료를 부담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천시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통행료 지불 직후 마주하는 극심한 정체다. 시민들은 부평요금소에서 통행료를 내고 불과 5분만 달리면 신월IC 정체에 가로막히는 황당한 상황을 10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경인고속도로 양 끝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인천대로(옛 경인선 지상구간) 개량 공사와 ▲서울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 공원화 공사까지 더해지면서, 경인고속도로는 거대한 ‘병목 구간’이자 ‘고립된 섬’으로 변질됐다.
결국 인천 기점에서 진입하는 시민들은 주변 공사로 인한 극심한 정체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면서도 매일 꼬박꼬박 통행료를 내는 반면,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차량은 무료로 이 구간을 통과하며 정체를 가중시키는 불합리한 모순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행량 수치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경인고속도로의 일평균 통행량은 2016년 13만대에서 2024년 19만1,301대로 10년 새 46%나 폭증했다. 특히 2024년 기준 하행(인천방향) 9만6,008대, 상행(서울방향) 9만5,293대로 양방향 모두 포화 상태다. 출근길 서울 방향뿐만 아니라 퇴근길 인천 방향까지 전 구간이 막히는 ‘교통 지옥’ 상태가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허 의원은 “하루 19만대가 오가는 도로를 ‘고속도로’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며 “인천시민들에게 경인고속도로는 ‘저속도로’이자 거대한 주차장이며, 사실상 도심 내부 도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통행료 징수 명분조차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미 건설비 회수율이 200%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도로공사가 서비스 개선이나 요금 감면은커녕, 사실상 인천시민들을 도공의 수익 창출을 위한 ‘캐시카우(Cash Cow)’로 여기며 수익 잔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 의원은 “도공 사장은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출퇴근길 경인고속도로 현장에서 시민들의 고통을 직접 확인하라”며 “지독한 정체 속에서 거둔 역대 최고치 통행료 수익은 부끄러운 수익 잔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통행료를 내는 시민들은 원활하게 달릴 권리가 있고, 도공은 고속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주행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즉각적인 서비스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인천 기점 차량에 대한 한시적 통행료 감면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출처 : 허종식 의원실]











